본의 아니게 여러 가정이 모여 홈스쿨링을 하게 되고 그 모임을 끌어가는 입장이 되다 보니까 여러 가지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을 바쁘게 적용하며 살았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먼저, 그리고 아이들에게 적용해봤다. 좋은 방법이면 킵고잉, 그렇지 않으면 가차 없이 버렸다. 세상에 좋은 것은 많았기 때문에 안 좋은 것을 붙들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러면서 처음에 공교육을 포기 했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모임이나 단체를 찾았던 나처럼, 대안 교육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줄 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것을 글로 혹은 영상으로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커다란 질문 하나가 떨어졌다.
과연 홈스쿨링이란 무엇이냐는 것이다
자녀교육, 외주 주기
사람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 교육이 어느 정도 끝이 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녀교육은 외주 주기에 바뻐 보였고, 지금도 역시 그렇다.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학교와 학원에 과외까지 시간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녀를 남에게 맡기기가 바빴다.
나는 그것이 좀 의아했다. 나의 어떤 소유보다도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한 것이 자녀인데, 자녀를 맡기며 돈까지 두둑히 얹어주고는 그것도 모자라 맡기는 순간 갑을 관계의 을이 되는 것 말이다. 내 가장 소중한 것을 맡겼으니 혹시 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이라도 미칠까 하는 절절한 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 구조 자체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우리는 어쩌다가 이렇게 자녀 교육은 그것을 하는 전문가에게 맡기기 시작하게 되었을까? 그럼 맡기지 않는 사람은 홈스쿨러고 공교육에 보내는 사람은 홈스쿨러가 아닌가? 그런 식의 해석이라면 이 또한 학습에 국한된 해석일 것이다.
교육은 외주 줄 수 없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교육은 외주 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종목에 대해서 학원을 보내기도하고, 과외를 받기도 하지만 교육 자체를 외주 줄 수 없다. 학교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아니 책임질 수가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을 어떻게 책임지겠나? 보상이 있을 수 있고, 위로가 있을 수 있지만 책임은 물을 수도, 질 수도 없다.
그럼 자녀 교육은 누가 해야하는 것일까?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홈스쿨링이다. 홈스쿨링은 집에서 학교의 학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홈스쿨링의 본질은 부모가 자녀의 교육에 주권을 갖는 것이다. 공교육에 보내도 마찬가지이다. 학습뿐이 아닌 교육의 전반적인 부분을 부모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의 홈스쿨은 공교육을 보내는 부모도 하고 있는 것이다.
홈스쿨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
교육이란 말의 정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교육은 학습을 포함하지만 교육은 학습보다 더 큰 개념이다. 그렇다면 자녀의 교육은 누구의 책임인가? 의무교육이니 학교의 책임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학교는 단체로 기초 학습을 배우는 곳일 뿐이다. 그렇게 학교가 믿음직했다면 사교육 시장은 발도 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학교를 보내지 않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언급하는 홈스쿨링은 가정 교육이다. 학교를 다녀도 다니지 않아도 필요한 가정교육 말이다.
내가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일반 학교를 다니지 않기 때문에 특별하게 가르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교육이란 큰 범주 안에서는 같기 때문이다. 교제가 다르고 스케줄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를 수 있지만 결국 우리가 키우고자 하는 아이들은 이 사회를 밝게 하고 가정을 지킬 수 있으며 타인에게 배려할 줄 아는 올바른 사람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모라면, 누구에게나 주어진 그 의무를 저버리지 말자! 우리는 모두 홈스쿨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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