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섬기는 교회에 함께 홈스쿨링 하는 가정이 둘 있었다. 처음에는 치우치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 때문에 아침에 예배로 시작하자는 것이 단순한 생각이었다. 내 신앙이 대단해서 예배로 시작하겠다 하는 포부도 없었지만, 그게 시작이 되어 홈스쿨링 하는 가정이 모이게 됐다. 어차피 예배 때문에 만나니까 점심 전에 묵상 같이하고, 같이 이야기하다가... 홈스쿨링 단체를 나오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미술 수업도 매주 한 번씩 하고, 외부로 소풍 계획도 짜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의 반이 꾸려졌다. 다른 가정에 어머니들도 선생님으로 함께 하게 되었다. 1학년 2학기! 우리는 보암직하지는 않지만 반이 하나뿐이 학교를 세우게 된 것이다. 학교라는 명칭이 그 규모와 관계없다면 우리도 엄연한 학교였다. 1학기까지는 특별한 스케줄표도 없이 그냥 모여서 이것저것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9월 가을학기부터는 시간표도 만들고 아이들 기초 학습을 함께 하기 시작했다.
준비된 엄마들
사실, 요즘 엄마들이 아이 낳고 육아를 하느라 실력 발휘를 못하지, 다들 대학에서 전공과목 공부하고 반은 전문가들이다. 게다가 아이를 낳고 매일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니까 아이에 대해서도 반은 전문가다. 정말 준비된 선생님들이었다. 아이들은 그렇게 기초적인 것을 배워나갔고 엄마들도 함께 책을 읽고 나누면서 배워나갔다.
홈스쿨은 가정에서부터
홈스쿨은 가정이 학교가 되어야 하고, 학교도 가정이 함께 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가 계속 배우고 성장하지 않으면 안됐다. 공부는 학습을 포함하지만 학습만을 말하지 않는다. 교육도 그렇다. 지금의 교육이란 말에는 학습에 대한 관점만 지대하다. 하지만 그중에 학습은 작은 한 부분일 뿐이다. 우리가 하는 홈스쿨은 조금 다른 그림이긴 했지만 여전히 아이들 교육에 가정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정이 먼저 올바르게 세워져야 했다. 가정이 아이가 인생을 배우는 좋은 학교가 되어야 했던 것이다. 이것은 가정이 완벽해진다는 것은 아니다. 어찌 완벽을 가져다 댈 수 있겠는가? 그저 우리가 그 방향성을 가졌다는 의미다.
그래서 엄마들도 부지런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교육에 대한 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공부에 대한 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독서, 뇌 등의 책들도 함께 읽었다. 그리고 바쁘게 적용했다. 나에게 먼저, 그리고 아이들에게...
리더는 많이 일하는 사람
나는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내가 특별해서 아니라 내가 컴퓨터를 다루는 것에도 능숙했고 자녀도 1명 뿐이라 더 많은 것들을 하다가 보니까 그렇게 됐다. 또 한 가지는 내가 아카데믹한 학습과는 거리가 먼 것도 그 이유였던 것 같다. 공교육의 모델을 그대로 차용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내가 그걸 너무 어려워했던 학생이었고, 그래서 학교를 밥 먹듯이 빠지기도 했고, 스스로 일찍 하교시키기도 하면서 공교육을 거부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 학생이었던 내가 원하는 학교란 어떤 것일까?
- 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일까?
두 가지 질문을 종합해서 커리큘럼을 짰다. 물론 함께 하는 어머니들과 말이다. 아이 입장에서 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입시 위주로 맞추어져 있는 이 시대의 교육을 벗어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했다.
무지를 깨닫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다. 왜냐하면 무식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공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각자는 학창 시절에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인 어머니들이었지만 (나만 빼고) 출발은 가난한 마음에서부터였다. 그래서 열심히 찾아다녔다. 열심히 공부했다. 내 아이를 넘어서 다른 사람 아이들 시간까지 걸려 있으니 왜 아니겠는가!!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 시기였다. 1학년 2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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